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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집

컨테이너로 이룬 청년의 마을

by 불꽃왕꿈틀이 2023. 1. 17.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도전해 보고 싶은 유형의 주택 중 하나이다. 

컨테이너 하우스 타운, 하수관 하우스 타운, 모듈러 하우스 타운 등

 

일단 망하지 않고 계속 사회주택을 해나가는게 목표지만 

뭔가 꿈틀대고 싶다.

 

꿈틀대고 있지만 미친듯이 꿈틀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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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로 이룬 청년의 마을

청년 주거 해결을 위한 시도가 청년을 위한 새로운 마을을 만들어냈다.

최근 스페인에서는 한 건설사가 짓고 있는 초소형 캡슐 주택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집이 지나치게 작아서인데 그 크기가 2.4㎡로 한 평(3.3㎡)이 안 된다. 주거 비용이 날로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집이 없는 25~45세 사이의 매달 4백50유로(약 59만원) 이하를 버는 저소득자를 위한 집이라고 하지만 사람이 과연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좁다. 2017년 현재 바르셀로나의 평균 월세는 9백3유로(약 1백18만원)로 스페인 평균 임금인 1천8백80유로(약 2백45만원)의 절반에 이른다.

 

세계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청년 주거 문제를 겪지 않는 곳이 없다. 런던의 살인적인 월세는 이미 다 아는 얘기고, 우리나라에서는 ‘지옥고’라는 말이 생길 지경이다(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의 첫 자를 딴 말로 환경이 열악한 주거 공간을 일컫는다).

 

덴마크 코펜하겐도 예외가 아니다. 젊은이들은 높은 집세와 상대적으로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고통받는 상황이다. 결국 도시 외곽의 항만 지역으로 밀려나지만 산업의 쇠퇴와 함께 낙후한 지역에서의 삶은 녹록지 않다. 대학 친구 사이로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프레데릭 부스크Frederik Busck와 미카엘 플레스너Michael Plesner 역시 주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결국 직접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나선다. 코펜하겐 컨테이너cph container의 시작이다. 두 사람은 쇠락한 항만 지역에 방치된 컨테이너를 재활용해 젊은이들을 위한 집합 주택 단지를 만들기로 한다.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도시재생과 주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길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직장을 위해 도시에서 생활하지만 주거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부득이 외곽에 살게 되면서 이동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소비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해결해보고 싶었다.

“함께 대학에 다닐 때도 사회문제에 대해 얘기를 자주 나눴지만 그 해결책을 구체적으로 고민해보진 않았어요. 막연하게 언젠간 괜찮아지겠지, 좋아지겠지 생각했죠. 그런데 10년이 지나도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어요. 그렇다면 우리가 직접 해보자고 마음먹고 스타트업을 시작했어요.”

컨테이너를 주거로 사용하는 것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지만 이들이 주목한 것은 집합 주택 단지, 즉 마을을 만드는 것이었다. 유휴 부지를 임대해 거기에 청년들이 모여 살면 그 주변 지역의 상권을 활성화하는 경제 효과도 얻을 수 있고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구조를 갖출 수 있다고 본 것. 적은 비용으로 지속 가능하며 이동도 가능한 컨테이너에 커뮤니티 기능을 더해 다른 주거 공간과 차별화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임대한 부지의 계약이 만료되더라도 컨테이너는 쉽게 이동할 수 있다. 건물을 짓고 부수고 다시 짓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에서 벗어나 환경과 경제적 훼손도 줄일 수 있다.

“덴마크에서도 개인주의가 만연해요. 어떤 가치보다도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외로움을 느끼고 어딘가에 소속되기를 원해요. 저희 같은 젊은 세대도 커뮤니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이유예요. 퇴근 후에 집으로 돌아왔을 때 자신의 공간은 보장되면서 커뮤니티에 속했을 때의 즐거움과 행복은 누릴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먼저 땅을 빌릴 곳을 찾았다. 코펜하겐 외곽의 쇠퇴한 마을에 사는 사람들을 접촉했다. 이미 상권이 붕괴되고 상업 시설이 없는 낙후된 지역들은 발전이 멈춘 상황. 청년들이 오고 마을이 생겨서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상권이 형성되고 땅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었다. 원주민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컨테이너는 오래된 것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대여했다. 사용하지 않는 컨테이너를 보관하기 위해서는 넓은 땅과 비용이 필요했던 회사 쪽에서도 결코 손해 보지 않는 장사였다. 데모 하우스를 만들어 테스트 삼아 공유 숙박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이용 후기를 적게 했다. 비용에서도 편의적인 면에서도 만족한다는 평가를 얻고 확신을 가졌다. 사람들의 피드백을 참고해 대량생산의 방식을 찾았다. 컨테이너 바깥쪽으로 단열 처리를 하고 안쪽 벽에는 자석을 활용한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적용했다. 탈착과 변형, 배치가 쉽다는 점에서 인테리어 비용도 줄어들었다.

 

이들의 계획이 구체화될수록 많은 청년들과 시민단체, 정치인 등이 관심과 지지를 보냈다. 특히 정치인들이 도우면서 이 사업이 현실화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자금은 투자자들을 모아서 충당하고 나머지는 대출을 이용했다. 정부의 보조금은 전혀 받지 않았다. 법, 회계, 건축, 디자인, 기술 등 사업에 필요한 여러 부문을 모두 아웃소싱했다. 창업자들은 이를 디렉팅하고 협업하는 방식을 유지했다. 직장에서 일할 때 상사의 지시에 따라야만 했던 데에서 벗어나 함께 의견을 조율해나가는 방식으로 일하고 싶었기 때문에 선택한 방식이다. 결과적으로는 창업자 두 사람과 인턴 한 사람이란 작은 조직이 이뤘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큰 성과를 냈다. 2017년 9월 첫 번째 코펜하겐 컨테이너 빌리지가 생기고 2백50명이 ‘동네 사람’이 됐다.

코펜하겐 컨테이너의 수익은 초기에는 대부분 임차료에 의지했다. 임대 사업이 안정화되고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는 서비스 부문이나 브랜드 네임의 가치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유지하기 위한 수익 확보의 수단으로 모바일 앱을 통한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앱으로 식료품을 대리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수수료를 받고 커뮤니티를 이용한 다양한 이벤트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각종 페스티벌을 유치하고 기업체의 후원을 받는 등 코펜하겐 컨테이너 자체가 브랜드 네임으로 힘을 갖기 시작했다.

“저희 목표는 코펜하겐 컨테이너 빌리지가 더욱 확대되어 청년이 아니더라도 집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쾌적한 공간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에요.”

프레데릭 부스크는 처음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도시 문제를 주거 문제의 해결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핵심이 단순히 저렴한 집에 사는 것이 아니라 다 함께 어울려 살아나가는 것, 마을과 공동체를 이루고 관계를 확장해 가면서 얻어낸 성과라고 믿는다. 개인에게 남아 있는 일은 스스로 마을의 일원이 되는 것을 결정하는 것뿐이다.

 

출처: https://www.byseries.com/Content/624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