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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집

[기사 공유] 공장서 ‘뚝딱’… 모듈러 주택 눈길

by 불꽃왕꿈틀이 2022. 1. 13.
 


‘주택이 통째로 공장에서 만들어져 배달된다?’

얼핏 상상이 안 가는 장면이다. 하지만 주택의 80%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현장에서 건립하는 ‘모듈러 주택’이라면 이런 표현도 가능할 법하다. 최근 상대적으로 공사비가 저렴한 모듈러 주택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서울시 등이 임대사업 활성화를 위해 모듈러 주택 공급을 독려하고 나서면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단독주택보다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가 많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모듈러 주택사업 성공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모듈러 주택이란=공장에서 기본 골조와 전기 배선, 온돌, 현관문, 욕실 등 전체 공정 중 80%가량을 제작해 현장에서 내외장 공사를 마무리하는 일종의 조립형 주택이다. 건축공정은 레고를 조립하는 과정을 떠올리면 된다. 건축주 요구를 반영한 설계가 끝나면 구조재를 부품식으로 공장에서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부품을 현장으로 옮겨 건축물을 조립한 뒤 내외부 마감재를 설치하면 주택이 완성된다. 여러 층일 땐 각 층을 만든 후 아래부터 차례차례 쌓아올린다. 땅콩주택과 도시형 생활주택뿐 아니라 대형 숙박시설, 소규모 비즈니스호텔, 오피스텔 등도 모듈러 공법으로 건축이 가능하다.

◇공기 짧고, 비용 적게 들어=모듈러 주택의 최대 장점은 투자비가 적게 들고, 공사기간이 짧다는 것이다. 국토해양부에서 공업화 주택 인증을 받은 포스코A&C와 스타코 등에 따르면 모듈러 주택 건축비는 현재 3.3㎡당 430만원대 후반으로 일반적인 도시형 생활주택과 펜션에 비해 20% 가량 건축비용이 싸다. 또 건축디자인설계, 공장 골조 제작, 현장 토목공사가 동시에 진행돼 최대 50%까지 공사기간 단축이 가능하다.

일반주택의 경우 45일이면 집을 지을 수 있다. 특히 공장에서 부품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장마나 동절기에도 공사 진행이 가능하며 현장 시공을 최소화해 인근 주민의 민원 발생 소지가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철근콘크리트의 경우 옮겨 짓는 게 불가능한데 반해 모듈러 주택은 초기 건축비 대비 20%정도의 이전건축(이축)비용만 추가하면 신축건물과 동일하게 지을 수 있다. 이축기능을 활용해 정부나 지자체가 유휴부지를 이용해 이축을 전제로 한 토지임대부 임대주택을 저가로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토지를 5∼10년 단기로 임대해 모듈러 주택을 짓고 필요시 이축한다면 토지를 매입해 건축하는 경우에 비해 저가로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최우석 포스코A&C 팀장은 30일 “내구성이 강하며 고철 환원이 가능한 강구조 모듈러 주택은 주택 해체 후 철재 유닛 모듈의 최대 90%까지 재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친환경 주택”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사들은 도심 유휴지를 활용한 다양한 형식의 모듈러 주택 보급을 계획하고 있다. 포스코A&C는 주거성능 시험을 마치고 올 상반기 중 시범주택을 건립하는 방안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 사업자와 협의 중이다.

또 민간기업 기숙사 및 원룸형 주택과 도시 재생 및 주거환경 개선사업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대형 건설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콘크리트 벽체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노하우를 활용해 모듈러 주택 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